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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여직원 괴롭히기 -14부

“야...... 그 산 말이야. 거기 제법 으슥하던데...... 그걸 누가 살 거라고...... 뭐 하러 갖고 계셨을까?”



“후후...... 투기하는 사람들이 뭐...... 그 땅에 가보기나 하는 줄 알아? 그냥 끼고 하는 업자가 좋다고 소개하면 사 두는 거지. 그러다가 경기가 급락하니까 할 수 없이......



“싸게라도 팔지.



“값이 떨어지면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는데 누가 사야 말이지. 거래도 안 되니까 헐값에 파느니 그냥 가지고 있었던 거지.”



“음...... 그러니까 쓸모도 없는 걸 이제 사위한테 떠넘긴다는 거로구나. 하하하......”



“아유...... 자꾸 사위, 사위 할 거야? 그러다가 버릇 돼 가지고 남편 앞에서 그러면 어쩌려고...... 난 자기가 한 번씩 그럴 때마다 심장이 덜컥 덜컥 내려앉는단 말이야.”



강주는 앙코르 상가 사장 딸과 용인 근처에 있는 야산을 보고 돌아가는 길이다. 자신의 딸과 내연의 관계를 맺은 것을 눈치 채게 된 사장은 그 중 넓은 야산을 강주에게 넘겨주었다. 이젠 텃밭에서 농사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주말농장을 분양해도 좋을 만큼 넓은 땅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넓은 땅은 필요 없다고 극구 사양했으나 텃밭을 주겠다고 한 약속도 약속이거니와 자신의 딸과 잘 지내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모르지 않으니 민망한 이야기가 거론되기 전에 그저 받아들이고 말았다.



“어디...... 볕 잘 드는 평지에 우선 컨테이너 한 채 갖다 두고...... 농기구나 이것저것 챙겨둬야겠군...... 허허허......가끔 삼겹살 싸 가지고 와서 운동 삼아 땅이나 한 번 갈아보지. 뭐......”



“호호호...... 그래도 그런 것 보면 우리 엄마도 참 구식은 구식이야......”



“왜?...... 뭐가?......”



“자기한테 그 산 넘겨주면서도 끝내 모르는 척 그 얘기는 안하시잖아?”



“하하하...... 그러게...... 나도 내심 마음이 쓰이긴 했지. 못생긴 너 데리고 살라고 하실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



“뭐야? 으이그 정말......”



“자, 난 너 내려주고 바로 갈 테니까, 나중에 전화 해.”



“알았어요.”



한여름이지만 상가 주차장은 분홍빛 그늘이 져 있어 손님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는 상가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도둑주차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들을 가려내는 코너점주들의 노력도 대단하다.
혜숙이 동생 부부가 강주를 대신 해서 코너점주들을 관리해 주니 강주는 그 일도 신경 쓸 일 없이 그저 통장만 열어두고 있으면 될 뿐이다.
아침 일찍 용인으로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꾸물꾸물하더니 마침 강주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무렵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해 대형천막의 진가를 발휘한다.



“야...... 그거 정말 잘 만들었네...... 비가 오니까 더 아늑하고......”



종전 같으면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매장 입구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쩔쩔 맬 사람들이 느긋하게 넓은 주차장을 돌아다니며 집으로 전화하는 모습들도 보이고 코너에서 군것질을 하기도 한다.



“어! 누님도 쇼핑하고 있었어요?”



매장에서 이제 막 나오는 번영회 총무를 보고 차에서 우산을 꺼낸다.



“어디, 갔다 오는 길인가 봐?”



“네, 누가 야산에 땅을 좀 줘서...... 거기 가보고 오는 길이에요.”



“어머! 누가 땅을 다 주고 그래?”



“뭐...... 별 건 아니고 그냥 텃밭이나 할 정도예요.”



자세하게 설명할 일도 아니니 대충 얼버무리고 만다. 총무는 문득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화가 난 듯 걸음을 멈추고 안경을 치켜 올리며 강주에게 쏘아붙인다.



“참, 동생...... 나하고 얘기 좀 해.”



“네?...... 무슨 얘기?...... 말씀하세요. 누님.”



“그러지 말고 저기 문 좀 열어. 어서......”



창고를 턱짓으로 가리키고 비를 손으로 가리며 아파트 기계실 담 밑으로 먼저 뛰어간다.



“응? 킥킥...... 누님 지금 생각나는구나? 그렇지?”



“아유, 빨리 문이나 열어. 까불지 말고......”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는 대뜸 강주에게 따져 묻는다.



“어떻게 할 거야?”



“뭐를요?”



“아이 정말? 내 동생 송희 말이야!”



“누님도 참, 내가 뭘 어떻게 했다고?”



강주는 총무가 몸을 풀고 싶어 들어가자고 한 줄 알았다가 동생문제로 따져 물어오니 당황하여 딱히 대답할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발랄한 아가씨가 예쁘기도 하여 싫진 않았으나 무엇보다도 모니터요원인 총무에게 밉보여서 좋을 것은 없다는 생각에 내심 포기하기로 작정을 하고는 있었다. 그렇지만 그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총무가 재미있어 능글거리며 계속 약을 올린다.



“확실히 싫다고 해야지, 그렇게 여지를 두면 그 애가 달려들 거 아냐?”



“아유, 어떻게 처음 보자마자 싫다고 그래요......”



“그러면? 그러면?...... 계속 만나겠다는 거야?”



“방법이 없잖아요. 연락이 오면 한두 번 만나보고 정리해야지. 괜히 서둘러 정리하려면 오히려 누님 동생이 더 몸이 달아서 힘들어질 수도 있잖아.”



“손만 댔다가는 봐. 가만 안 둘 거야.”



“아유, 내가 무슨 파렴치범인가?”



“아니면? 나한테도 그렇게 해 놓고......”



“그거야 누님이 달려들었지. 내가 덤볐나?”



“그것도 지금 생각하면 아무래도 이상해. 아무래도...... 너, 그날 술에다 무슨 약 탔지? 수면제 같은 거......”



“참 나...... 아주 사람 잡겠네...... 자, 자...... 그러지 말고 이리 와요. 싸모니임......”



“아유, 저리 가...... 또......”



강주는 총무를 끌어안고 일으켜 입을 맞추며 침대로 넘어간다. 총무는 앙탈을 부리면서도 강주를 밀어내지는 않는다. 동생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보상일 수도 있고, 또 자기 말을 따라준다면 포상일 수도 있으니 강주에게 서비스를 소홀히 할 일은 아니다.



“으흥...... 아이...... 천천히...... 흐읍...... 쭈우웁......”



총무는 집에서 혼자 지낼 때는 반바지를 즐겨 입는 모양이다. 옷을 벗기지 않고도 서늘한 맨살 감촉을 즐길 수 있으니 두 사람은 한 동안 서로를 탐닉한다.



“아학, 하아아아...... 아이...... 천천히 해......”



“누님, 그러면...... 동생 포기하고...... 안 만나면...... 내 마누라...... 해 줄 거지?”



강주는 체중을 실어 총무의 사타구니를 바지 위로 강하게 좆질을 해 대며 짓궂은 질문을 한다.



“아흑, 바보같이...... 남편 있는...... 여자가...... 어떻게......”



강주는 애무를 멈추고 일어서 남김없이 옷을 벗어 버린다. 총무도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앉은 채로 셔츠와 바지를 벗어 버리곤 브라를 앞으로 돌려 떼어내고 있다.



“팬티는 내가 벗겨 줄게...... 누워 봐......”



“아이 참......”



“누님...... 이 팬티 내가 가져도 되지?”



“응?...... 내 팬티는 뭐 하게?......”



“후훗...... 그냥, 누님 생각 날 때 냄새 맡으려고......”



“아유...... 미쳤어. 이리 가져와...... 빨리......”



강주는 팬티를 멀리 던져두고 총무를 끌어안아 침대에 눕힌다. 의왕매장 개장이 임박하면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 강주로서는 김과장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니 그의 성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어 만나는 여자마다 새로운 컬렉션으로 몸서리를 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의 부인과 공식적으로 살을 부딪치는 것은 강주에게도 전에 없는 흥분을 주는 일이니 기회만 되면 적극적으로 김과장의 기호를 맞춰주기 위해 애를 쓰는지도 모를 일이다.
머릿속에는 다른 남자의 부인을 꿈꾸며...... 그렇지만 그 여자보다 결코 빠지지 않는 또 다른 누군가의 부인 속으로 들어간다.



“아아흑, 아아학, 아유...... 미쳤나 봐...... 그렇게 급하게 집어넣으면...... 아프잖아......”



“후욱, 후욱, 그러니까...... 빨리 말해......”



“아흑, 허억, 뭐를...... 아학......”



“내 마누라...... 한다고...... 후욱...... 쑤욱.”



“으흑, 미쳤어...... 아항...... 아학, 미쳤어......”



강주가 몸을 일으켜 총무의 다리를 걷어 올리고 양팔을 오금에 걸치니 엉덩이가 하늘 높이 치솟는다. 총무는 지난번의 낯 설은 고통이 떠오르는지 강주에게 사정을 한다.



“아항, 하지 마...... 그러면 아프단 말이야......”



강주는 허리를 놀려 좆을 사타구니에 겨냥하면서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내 마누라 하면 살살 해 줄게...... 빨리 말 안하면 확 밀고 들어간다.”



“알았어...... 여보...... 나 당신 마누라 할게...... 아흥...... 여보......”



강주는 총무의 대답을 듣고 미소를 지으면서 그 자세 그대로 음순을 열고 천천히 밀어 넣고 있다.



“그렇지. 이제 누님은 내 마누라니까...... 아프게 하면 안 되고말고.”



“아흑, 살살...... 으흑, 그럼...... 이제 내 동생은...... 손대기...... 없어......”



“알았어...... 후욱, 후욱......”



끝까지 도달한 것을 느낀 강주는 총무의 머리 양 옆을 짚은 팔에 힘을 주며 허리를 빠르게 놀리기 시작한다. 엉덩이가 바짝 들려 하늘을 보고 있는 총무는 숨쉬기가 곤란한지 헉헉거리며 강주의 빠른 몸놀림을 근근이 받아내고 있다.



“아아아아악...... 천천히........ 아아아악...... 죽겠어......”



“헉, 허억, 허억, 허억, 허억, 허억......”



강주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총무의 얼굴에 더운 입김을 쏟아낸다. 총무는 호흡이 곤란한 지경임에도 꿀물을 찾아다니는 꿀벌처럼 단내가 쏟아지는 강주의 입을 찾아다닌다.



“흐룹...... 쭈우웁...... 허억, 흐으음......”



“허억, 허억...... 나...... 쌀 거 같아......”



총무는 눈짓으로 허락을 하며 자신도 올라오는지 강주의 목을 힘주어 끌어안고 경련을 일으킨다.



“흐윽, 으으윽...... 울컥...... 울컥......



“하으으으응....... 으으흑, 난 몰라...... 흐윽...... 나 좀 어떻게...... 해 봐......”



강주는 비로소 총무의 다리를 풀어주며 전신을 부드럽게 쓸어주고 입을 맞추어 애정을 표시한다.
이미 일전에 강주로부터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한 총무는 열정이 몰아친 후에도 끊임없이 여흥을 몰아주는 강주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남편에게서야 이런 대접을 받아본 게 언제인지도 모를 터이니 그 인생의 즐거움을 아무리 피를 나눈 자매간이라도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다.



“후훗...... 여보...... 우리 젊은 남편......이제 정말 나......”



“그래...... 쭈우웁...... 누님은 내 마누라라니까......”



“그럼...... 우리 막내는 정말 손대면 안 되는 거 잊지 마.”



“아 참...... 알았다니까...... 약속.”



열풍이 가라앉으며 이제야 사물이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담배를 주워 물고 불을 붙이며 또 장난기가 발동한 강주는 총무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그런데 자매간에 얼굴이 안 닮았더라? 동생이 훨씬 예쁘던데?”



“또...... 그 소리...... 아예 가서 살아라......”



“하하하...... 그냥 물어보는 건데.......뭐...... 누님 너무 민감하게 구네?”



“치......”



다음날, 강주는 종전에 살던 집을 완전히 정리하여 매장 앞 별실 창고로 이사를 해 버렸다. 이사라고 해야 살림살이도 없으니 그저 방을 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창고에 숙소를 마련한 뒤로 거의 가서 잔 적이 없는 집이니 몇 가지 필요한 짐을 옮겨온 것에 불과한 일이다.
어제부터 비가 쏟아져 매장에도 손님이 별로 없어 한가하다.



“소장님, 저쪽 매장 일은 어떻게 되어가요?”



“응? 아! 잘 되어 가지.”



“아니요, 언제 쯤 오픈이냐고요?”



“한 보름 남았지......”



“그런데, 요즘 한가하세요? 잘 나가지도 않으시고......”



“애들이 잘 알아서 하잖아. 중요한 건 다 지시해 뒀고......의왕이라고 해봐야 어지간한 지점은 거의 수원에 있는데 뭐...... 거래처에서 알아서 잘 하더라. 참, 너도 외삼촌에게 전화해서 개점 날짜에 맞춰 수박 좀 준비해 달라고 하고......”



“왜요? 희숙이 언니 데리고 직접 가시죠?”



“자식...... 흐흐흐......”



“어머! 설마...... 벌써?”



“킥킥......”



“아유! 뭐예요, 소장님! ...... 아유...... 순......짐승이야.”



“하하하...... 미쓰김, 점심시간도 됐는데 속 끓이지 마라 소화 안 되니까........ 나, 밥 먹고 올게......”



자리에서 일어서 째려보고 있는 미쓰김을 뒤로 하고 나서는데 출입문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똑똑-



사내 한 명이 나가려는 강주를 대뜸 밀어붙이고 사무실로 들어오고 뒤에 여학생과 어머니인 듯 보이는 여자가 따라 들어온다.



“뭐야? 당신......”



“이 사람이니?”



“아닌데요. 이 아저씨 아니에요.”



“뭡니까? 무슨 일이에요?”



“저 아저씨 말고 다른 아저씨 있어요. 저 쪽으로 가보세요.”



잠시 후 정복경찰과 부소장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뭐야? 부소장. 무슨 일이야?”



“저...... 소장님,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강주는 영문을 모를 일에 멍하니 서 있다가 나가는 경찰을 붙잡고 묻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니까...... 이 사람들이......?”



“어차피 관계인 진술도 필요하니까 알고 싶으면 서로 오세요.”



“나 이것 참...... 무슨...... 도깨비에 홀린 것도 아니고...... 알았습니다. 야, 미쓰김, 너도 무슨 일인지 몰라? 부소장이 무슨 말 없었어?”



“네, 저도 몰라요. 아무 말씀도 없었어요.”



강주는 식사하러 나가던 것도 잊은 채 자리에 앉아 연신 담배만 빨아대고 앉아 있다.



“저기...... 소장님......”



“아! 네, 반찬 아줌마가 웬일이세요? 자리 안 지키고......”



“저기 아까 순경하고 같이 온 여학생이요.”



“네, 아줌마가 알아요?”



“아니, 아는 게 아니고요. 어제 소장님 안 계실 때, 물건 훔치다 부소장님에게 잡힌 그 애 같았는데요.”



“그랬어요? 그런데 왜 미쓰김은 몰라?”



“사무실에는 안 들어 왔었어요.”



“네, 소장님. 저 뒤에 배수펌프실 쪽으로 데려가더라고요. 뭐...... 사무실에는 소장님 계시니까 시끄러울까봐 그리 가려니 했죠. 그리고 어젠 두 명이었는데......”



“예, 알았어요. 에이 참 어설프게...... 나 없을 땐 그냥 교육만 시켜서 보내라니깐...... 무슨 짓을 한 거야?......”



“소장님, 그럼 어떻게 되는 거예요?”



“나도 모르겠다. 에휴...... 일단 가 봐야지.”



“네, 소장님 어서 가 보세요. 별 일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 담당 형사님 되십니까?”



“네, 앉으세요.”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제가 데리고 있는 직원인데......”



“어제 저녁에 여학생 둘이 그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렸대요. 그걸 저 친구가 밀실로 데리고 가서 추행을 했답니다. 뭐...... 본인도 시인을 했으니까, 굳이 참고인 조서도 필요 없겠습니다.”



“추행이라뇨?”



“뭐, 처음엔 그저 벌만 주고 돌려보낼 줄 알았대요. 그러다가 엎드려뻗쳐 시켜놓고서 교복치마 걷어 올리고 맨살 허벅지를 만진다든지 손들게 하고 가슴을 만진다든지 했던 모양이요. 그래야 창피해서 다시는 못 온다면서...... 안 그러면 신고한다니까 할 수 없이 당해 놓고서는 돌아서니 친구끼리 창피했던 게지. 그 중 한 녀석이 제 엄마에게 얘기하고 이렇게 된 거요.”



“아...... 예. 그런 일이...... 형사님, 제가 합의를 볼 수 있게 주선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쉽게 안 될 겁니다. 사실 확인을 해야 되기 때문에 다른 녀석에게 연락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애들 부모와도 연결이 되기 마련인데, 그 애 아버지가 변호사 사무실에 사무장으로 나가는 모양입디다. 자기가 검사나 된 듯 온갖 죄목 다 들이대던데...... 꼭 그 일 아니라도 이런 경우 죄목이 여러 가지라서 쉽게 나가지는 못한다고 알고 계세요. 그래도 개인 간 합의가 이뤄지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한 번 해 보시던지......”



강주는 할 수 없이 잠시의 면회를 허락받아 부소장에게 집히는 대로 얼마간의 돈을 쥐어주고 매장으로 돌아온다. 종전에도 타 매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여 결국 재판까지 가고 회사는 퇴직처리 된 적이 있어 별로 기대할 것이 없는 사안이었다.
이런 경우 회사의 이름으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다가는 기업 이미지를 상한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소장님, 이제 어떻게 해요?”



“에이, 사람 참...... 그러게 왜 어설프게 쓸 데 없는 짓을 해 가지고......”



“그러게요. 부소장님이 그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어휴, 남자들이란......”



“야! 이 새끼야...... 씹할 년들이 매장에서 도둑질을 하니까 결국 이런 일도 생기는 거 아니야? 우리매장에서 훔쳐가는 인간들 중에 남자가 하나라도 있었어? 다 이 쌍년들이 훔쳐가는 거지. 남자들은 무슨......”



강주는 화가 바짝 치밀어 올라 그간 다정하게만 대해주던 미쓰김에게 막말을 하고 고함을 지른다. 미쓰김은 바짝 오그라들어 강주의 화를 돋운 입을 가리고 눈만 깜빡인다. 아닌 게 아니라 매장에서 적발되는 사람들 중 백에 아흔 아홉은 여자니 미쓰김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휴우...... 일단 본사에 보고도 됐으니 할 일은 다 했어. 그리고 너는 내일 면회 가서 뭐 필요한 것 없는가 알아보고......”



“부소장님 집에서 사모님이 다녀가실 텐데, 괜히 그럴 필요 있을까요? 아유, 그나저나 사모님은 얼마나 기가 막힐까......”



“그래도 사람이 그러면 쓰나? 함께 일하던 정이 있는데...... 내일 낮에 한 번 다녀 와.”



“네. 알았습니다. 그러면 새 부소장님은 언제 쯤 오게 되나요?”



“그야 모르지. 씨바...... 금방이야 되겠나? 이, 삼일 정도는 걸리지 않겠어? 아..... 비는 구질구질 오고 심란하네. 나, 밥 좀 먹고 올 테니 사무실 잠그고 매장에 좀 나와 있어라.”



“아이 참...... 괜히 내가 고생이네.”



“이 새끼야, 네 서방 사정 좀 봐 주라. 새 부소장 올 때까지만......”



강주는 방금 고함을 지른 게 내심 미안했던지 농담으로 미쓰김의 기분을 풀어준다.



“호호...... 알았어요. 그 대신 빨리 오셔야 됩니다.”



강주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아무생각 없이 주차장으로 나서고 있다. 비도 오고 하니 멀리 갈 것도 없이 코너에서 군것질이나 할까 하고 두리번거리는 모습이다.
부녀회 총무가 아파트 쪽으로 차를 몰아가다가 차를 세운다.



“어머나, 이 비 오는데 어디 가?”



“어! 누님, 어디 나갔다 와요?”



“응, 백화점에...... 동생은 어디 가는데......”



“점심을 아직 못 먹어서......”



“왜...... 아직까지...... 어서 타. 우리 집에 가자.”



“누님 집에? 아무도 없어요?”



강주는 목을 움츠린 채 뛰어서 차에 올라탄다.



“이 시간에 누가 있겠니? 애들도 학원 갔을 시간인데...... 어서 타.”



“히히, 그렇다면 흐흐흐......?”



“아유, 이 애가...... 며칠이나 됐다고...... 호호호...... 집에서는 꿈도 꾸지 마.”



“알았어요...... 와! 그래도 누님이 밥 차려준다니까 기대 되는데......”



“반찬도 없어. 그냥 우리 먹는 대로 차려줄게.”



“아니, 그게 아니라...... 마누라가 차려주는 밥이라서......기대된다 이 말이지.”



“어머머! 너, 집에서는 오버하지 마라.”



총무는 외출복 상의를 벗어 주방의자에 걸쳐둔 채 주방에서 이것저것 찬을 꺼내 식탁에 차려두고,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고 있는 강주를 부른다.



“동생...... 어서 와서 식사 해.”



“에이...... 우리끼리 있는데 동생이 뭐야?”



“피...... 웃기지 마. 집에서 괜히 어떻게 해 보려고 그러는 것 모를 줄 알아?”



“하하하...... 하여튼 눈치는...... 누님, 그러지 말고...... 나, 지금 우리 부소장이 잡혀가서 기분 되게 꿀꿀하거든......”



“어머! 부소장이 왜?......”



“뭐...... 지금 조사 중인데...... 물건 훔치는 애들한테 실수를 좀 한 모양이야.”



“어머머! 그럼 어째......”



강주는 말을 이으며 은근히 총무의 뒤로 다가가 허리를 끌어안는다. 아랫배를 문지르며 목덜미에 고개를 박고 머리칼을 헤집어 향기를 크게 심호흡한다.



“아이...... 저리 비켜...... 왜 그래?...... 집에선 안 된다니까.....”



“아함...... 잠깐만...... 아...... 냄새 좋다......”



“핏...... 바보같이......그게 샴푸냄새지. 뭐, 별 건줄 알아?”



“누님 정장하고 있으니까 너무 섹시한데...... 우리 한 번만 하자. 응?......”



“아유, 미쳤어...... 누구 오면 어떻게 하려고......”



“참 내...... 이 시간에 올 사람 아무도 없다면서...... 어서...... 나 지금 미치겠어......”



손을 치마 밑으로 올려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치마를 걷어 올리니 하얀 허벅지 위로 풍성한 엉덩이가 눈에 들어온다. 총무는 기겁을 하고 몸을 돌려 강주를 붙잡는다.



“안된다니까...... 미쳤어......”



“그럼 옷 벗지 말고 그냥...... 나 지금 죽겠어...... 이것 봐...... 누님은 돌아서서 그냥 있어. 팬티만 내리고 내가 알아서 할게. 응?”



“아유 얘가 정말......보챌 걸 보채야지......”



“자, 어서 어서...... 응?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그래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매달리는 강주가 밉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뒤를 돌아보면서 몸을 돌려준다.



“그럼...... 어떻게 할 건데......”



“옷 벗지 말고 누님은 팬티만 내려. 나도 바지만 벗고 그냥 선 채로 하자고...... 그럼 안심이잖아. 누가 와도 누님은 그냥 치마만 내리면 되고, 나는 얼른 바지만 입으면 되니까......”



“차암, 못살아...... 아유...... 순 변태 같은 게......”



“흐흐흐......”



강주는 짓궂게 웃으며 총무의 팬티를 내려 주머니에 집어넣고 바지를 내린다.



“너...... 내 팬티 또 가져가려고?...... 야! 이리 안 내놔?”



“에이...... 그 까짓 거 가지고 뭘...... 후욱. 내가 새 것으로 많이 사 줄게......”



“아학, 야. 살살 해......”



“후욱, 후욱...... 쑤우우욱......”



“아아아흑...... 들어...... 왔어......”



강주는 총무의 엉덩이에 밀착한 채 팔을 쳐내 싱크대에 바짝 엎드리도록 한다.



“누님, 바짝 엎드려 봐. 잘못하면 저기 머리 부딪치겠다.”



“으으흥...... 알았어......”



“후욱, 후욱, 후욱...... 아하...... 좋다......”



“아학, 아학, 빨리 해...... 겁 나 죽겠어...... 아학.”



“누님도...... 더...... 짜릿하지?...... 후욱......”



“아학, 몰라...... 나쁜 놈...... 허억, 빨리 하기나 해......”



이제 물이 나오기 시작해 어느새 사타구니에서 철벅거리며 물 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아흑, 아흑...... 뿌적 뿌적...... 쑤우욱......”



“허윽...... 누님...... 좋아...... 허억......”



“아항...... 아아아학...... 여보...... 아흑, 미치겠어...... 아흑.”



한참을 헉헉거리며 서로에게 몰입하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두 사람은 경악하여 서로를 쳐다보고 총무는 허리를 펴 얼른 거실로 뛰어나가 도어폰 모니터를 확인한다.

강주의 좆은 여전히 아쉬워하며 꺼떡거리고 있다.



“엄마야! 남편이야...... 어떻게 해......”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다가 치마를 펴 단속하고 강주를 바라보니 강주는 어느새 바지를 끌어올리며 숟가락질을 하는 시늉으로 무언중에 약속을 이끌어 낸다. 한참을 문을 열어주질 않으니 총무의 남편은 열쇠로 문을 따는지 현관에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인기척이 들린다.



“뭐해? 집에 있으면서 문도 안 열어주고...... 어? 누구 신발이야? 누가 왔어?”



당황해 아무 말도 못하는 총무를 밀치며 강주가 고개를 쑥 내밀고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한다.



“아, 안녕하십니까?”



다행히 아직 사정을 못해서인지 음식 냄새에 가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달아오른 총무의 얼굴 외에는 짐작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어! 누구...... 신가?”



총무의 남편은 총무를 바라보며 강주에 대해 묻는다.



“어어! 여보....... 송희 애인이야. 아유,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이 앞 슈퍼 소장이라지 뭐야. 점심을 아직 못 먹었다고 해서...... 그나저나 당신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이제 상황은 해결 되었고, 우습게도 총무는 이 난처한 상황을 극복하려니 할 수 없이 자기 입으로, 그렇게 떼어 놓으려 했던 자기 동생과 강주를 애인이라고 소개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아! 출장 나갔다가 지나가는 차가 물을 뿌려서 옷을 다 버렸지 뭐야. 그래 바로 퇴근한다고 전화하고 들어오는 길이야. 아이...... 참...... 차 안에도 물이 튀었을 건데......”



“형님, 처음 뵙겠습니다.”



“오오! 그래 반가워요. 야, 정말 세상이 좁네. 바로 이 앞에서 일을 한단 말이지. 잠깐만...... 나 옷부터 좀 갈아입고......”



“그래, 우리 처제하고는 언제부터?...... 나는 처제 연애하는 줄 까맣게 몰랐네?”



“네, 얼마 안 됐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인가? 인사드리러 왔더니 골프 가시고 안 계시더라고요.”



마침 알리바이가 있어서 둘러대기도 썩 어렵지 않으니 사연은 일사천리 풀려 나간다.



“아! 그 날 왔었구먼. 그런데 왜 당신은 얘길 안 했어?”



“으응! 깜빡했지. 그 날 먹은 수박이 애들이 사온 거잖아. 우리끼리 점심 때 냉면도 사먹고 그랬어......”



“야! 이거 정말 반갑구먼. 가까이 있다니 이제 자주 보자고. 처제도 본지 오래 되었는데......”



“네, 그러시죠. 그리고...... 형님, 차 키 좀 주세요.”



“갑자기 차는 뭐 하게?......”



“아니, 젖었다면서요? 우리 매장 앞에 천막이 쳐 있어서 차 문 열어도 괜찮으니까 제가 끌고 가서 정리해 드릴게요. 그냥 두면 얼룩이 남을 건데......”



“아! 그래? 그럼 같이 가지. 여보, 우리 나갔다 올게.”



“아! 네, 그러세요.”



“금방 올 테니까 커피나 좀 끓여 둬.”



앞서 나가는 총무의 남편을 따라 나가면서 뒤를 돌아보니 총무는 한 팔로 벽을 짚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고 눈이 마주친 강주는 주머니에서 팬티를 살짝 꺼내 보여주며 짓궂은 미소를 짓는다.
묘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소개가 되어 버렸다.
오늘 일로 물꼬가 터져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으나 어차피 총무의 입으로 소개를 해버린 묘한 상황을 강주는 적절히 이용하고 싶은 생각에 미소가 입 꼬리에 걸린다.



“미쓰김, 휴게실에 드라이기 좀 가져와라.”



“네.”



“여기가 자네가 관리하는 매장인가?”



“네, 형님은 처음 와 보시죠?”



“와, 머리 복잡하겠다.”



“단순 업무인데요. 뭐...... 이것 보다는 지금 의왕에 개점을 한 군데 앞두고 있어서 그게 머리 아프죠.”



“오! 그런가? 자네는 주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모양이군. 아무튼 남자는 바쁜 게 좋아. 그래, 처제하곤 언제 쯤 결혼계획이라도 서 있는가?”

“아유, 이제 시작인데요. 피차 나이가 있으니 송희도 생각이 있겠죠.”



“그래, 내가 응원해 줄게. 열심히 해.”



“네, 고맙습니다. 형님.”



“소장님, 저 면회 다녀올게요.”



“그래, 사무실에는 미쓰오 보고 있으라고 하고......”



“어머! 왜 하필 미쓰오 언니지요? 소장님...... 혹시...... 아침부터......”



강주는 허리를 숙여 미쓰김의 엉덩이를 아프지 않을 정도로 때려준다.



“아이고, 이 물귀신아. 아무면 어때서 그러니? 그러면 미쓰정 보고 지키라고 해.”



“호호호...... 네, 알았습니다.”



“부소장도 상황은 잘 알고 있을 테고, 혹시라도 직장문제로 고민하거든...... 이미 의왕매장에 근무하는 걸로 처리해 뒀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



“소장님, 거긴 아직 오픈도 안했잖아요?”



“그럼, 밥 굶으란 소리냐? 우선 인사코드만 잡아 두는 거니까 괜찮아...... 돈이야 내가 주면 그만이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뭐 필요한 거 있나 잘 좀 알아보고......”



“네, 다녀올게요.”



강주는 부소장이 자리에 없는 관계로 종일 계산대 근처를 떠나지 못한다. 모처럼 만의 일이다. 한참 안내방송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부녀회 총무가 서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강주는 반갑게 눈인사를 하고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어제 늦게까지 술 마셨다면서?”



“네...... 형님은 술이 약한지 별로 안마시고 떨어지던데......”



“이제 어떻게 하니? 어제 난 놀라서 간 떨어지는 줄 알았어.”



“하하하...... 뭘 그렇게 걱정해요? 뭐...... 어떻게 되겠지요. 그래, 형님 출근은 늦지 않게 했어요?”



“겨우 겨우 일어나서 나갔어.”



“누님,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편하게 생각해요.”



“어떻게 고민을 안 하니?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



“말 좀 해봐.”



“나중에...... 나, 지금 부소장이 없어서 자리 지켜야 하거든......”



강주는 부녀회 총무를 따라 어슬렁거리며 매장을 돌다가 다시 계산대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마침, 배달사원이 들어와서 강주에게 말을 전한다.



“소장님, 밖에 어떤 분이 찾으시는데요.”



“누가?”



“여자 분인데 팥빙수 코너 앞에서 기다린다고......”



“그래, 알았다.”



부소장 부인이었다. 흰색 원피스에 천막빛깔이 투영되어 분홍빛으로 물들어있고 여전히 웨이브 진 긴 머리는 등에서 찰랑거리고 있다. 뒤에서 부르자 돌아보는 그녀의 짙은 눈썹이 강주의 동공으로 빨려 들어온다.



“아! 지금 보고 오시는 길이신가요?”



“네...... 안녕하셨어요?”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우선 사무실로 가시죠.”



“네......”



사무실에는 미쓰오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강주가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선다.



“미쓰오, 차 좀 준비해 주고 계산대에 가 있다가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라.”



“네, 소장님.”



“그래, 많이 놀라셨죠?”



“흑...... 지금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이 왜 그런 짓을......”



“뭐, 일이 안 풀리다보니 그랬나 보죠. 부소장이 나쁜 맘으로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그 또래 아이들이 원래 맹랑하잖아요.”



“......”



“어제 제가 그...... 담당형사가 소개해 주는 변호사를 벌써 선임해 뒀습니다. 지금 피해자 측하고 합의도 끌어내고 있는 중이고...... 뭐...... 본인이 다 시인한 사건이고 하니까 썩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



“그래도 일단 구치소로 옮기고 검찰에서 부를 때까지는 시일이 제법 걸릴 건데 지금 살림은 어떠십니까? 제가 뭐...... 도와드릴 거라도......”



“전에도 도움을 여러 번 주셨는데, 인사도 못 드리고 번번이......”



“어어...... 아닙니다. 그런 걱정 하지 마세요. 부소장이 나오는 대로 할 일도 이미 정해 두었으니까 걱정 마시고 그동안이라도 사모님이 잘 계셔야지요. 급여일에 맞춰서 부소장 월급 계좌로 계속 같은 금액을 송금해 드리면 우선 생활하는데 지장은 없으실지......”



“아뇨. 아니에요. 돈 부탁드리러 온 게 아니고요. 사실 그이에게 소장님께서 새로 오픈하는 매장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아무 일이라도 일을 좀 거들 수 있게 해 주시면...... 소장님께 신세도 갚아야 하고......”



“아...... 하하하......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됩니다. 아니면 까짓 거 부소장이 가불하는 걸로 해도 되고요. 어차피 부소장은 제가 데리고 있던 사람이고, 본인만 싫다고 안하면 앞으로도 저하고 같이 일을 하게 될 겁니다. 굳이 무리해서 사모님까지 그렇게 안 하셔도 됩니다.”



면회를 다녀 온 미쓰김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소장님, 다녀왔습니다.”



“응, 그래. 수고했다. 인사 드려라. 부소장님 사모님이시다.”



“어머! 안녕하세요? 제 앞에 다녀가셨다더니......”



“아! 네, 거길 다녀오시나요?”



“네, 제가 보냈습니다. 그래...... 뭐 필요한 거는?”



“소장님이 주고 가신 돈이 넉넉해서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하시던데요. 그리고......”



“응, 그리고?”



“저...... 이제 곧 어디로 넘어가신다고 면회 오지 말라고 하시면서...... 나올 때까지 사모님 좀 잘 돌봐 달라고...... 소장님께 죄송하다고......”



“그래, 알겠다. 계산대에 좀 나가 있어라. 미쓰오는 이제 볼 일 보라고 하고......”



“네...... 참...... 어떤 분이 이거 전해 드리라고 하면서 주시던데요.”



“뭔데?......”



미쓰김이 전해 주는 명함을 받아보니 다방을 하는 정아의 동생 정필이었다.



“이걸 왜?...... 어디서...... 경찰서에서?......”



“네......”



“그래, 알았다. 나가 봐라.”



“저...... 그이가 언제가 됐든 나오기야 하겠지만 저도 할 수만 있다면 이 기회에 일을 해 보고 싶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괜히 우울해지기도 하고...... 또 저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항상 형편도 그렇고...... 또 이번에 소장님께 신세 지는 돈도 모두 갚아드려야 할 텐데......”



“허허...... 참...... 그건 신경 쓰지 마시라니까요. 어차피 회사에서 일어난 일인데...... 제가 부소장에겐 아직 못들은 것 같은데...... 혹시 자녀는......”



“아, 아직 없습니다.”



“음...... 그럼 그렇게 한 번 해 보시든지...... 아침 일찍 나오시는데 문제는 없겠지요?”



“네...... 일찍 나올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소장님.”



“자, 그럼 내일부터라도 출근하세요. 지난 번 그 매장 자리는 아시죠? 가서 사장님 찾아뵙고 제가 보내서 왔다고 하세요. 제가 전화 해 둘 테니까요. 저도 조만간 한 번 건너갈 겁니다.”



“네, 그럼......”



함께 근무하던 부소장이 그렇게 되자 내심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부인이 보기와 달리 적극적으로 마음을 추스르고 있어 일면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런 경우 회사에서야 모른 척하고 넘어가지만 마침 강주에게는 임대보증금으로 받은 돈 중 진정이에게 돌려보낸 돈 말고도 아직 여유가 있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그런데...... 또 무슨 일인고......”



무엇을 찾는지 서랍을 열어 뒤적거리다가 전화를 걸어보지만 한참을 신호가 울려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렇겠지...... 붙잡혀 있으면 전화도 뺏겼겠지......”



마땅히 부탁할 만한 사람도 없는 터에 마침 유니폼을 입고 간 미쓰김을 보고 명함을 건네준 모양이다. 예전에 풍물시장에서 신세를 진 메리야스 코너 사장이 아니더라도 왠지 정아에게는 알싸한 정이 있어 도와줄 수만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다.
매장이 비어있어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미쓰김을 세워두고 찻길을 건너 다방으로 들어선다.



“뭐야?...... 이게 왜 이래? 아침부터......”



다방은 기물이 엎어진 채 난장판으로 변해 있었고, 정아와 정아 모친은 산발을 한 채 얼굴은 온통 마스카라가 번져 흉측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었다.



“뭐 하러 왔어요?...... 지금 커피 못 마시잖아요. 보면 몰라요?”



강주는 물끄러미 바라보다 테이블을 한 개 일으켜 세워서 소파 앞으로 끌어당기고 자리에 앉는다. 모친은 낯 뜨거운 장면을 보이기 싫은지 아무 말 없이 부엌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정아는 주방에 쭈그리고 앉아 세수를 한다.
말없이 커피를 끓이며 무표정하게 머리를 빗고 있는 정아에게서 또 다른 색감을 발견한다.



“에고...... 미친 놈......”



이 상황에서도 정아를 보고 느끼는 자신을 속으로 자책하며 커피를 들고 와 건너편에서 설탕을 넣고 저어주는 정아에게 묻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처남은 경찰서에 있는 모양이던데...... 여기서 행패 부려서 네가 집어넣은 거야?”



“쳇...... 처남은 무슨 처남이야? 약 올리지 말고 빨리 커피나 들고 가셔......”



“야...... 아무리 그래도 남매간에 이게 무슨 꼴이냐? 모친 마음도 헤아려 줘야지......”



“내가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러면?.....”



“흑...... 아유...... 속상해......”



“말해 봐......”



감정을 달래는지 헛기침을 몇 번 하고 말을 잇는다.



“큼......큼...... 내가 이 동네에서 어떻게 해서 밥 벌어먹는지는 자기도 잘 알잖아...... 오늘 반상회를 하다가 젊은 년들이 쳐들어 왔더라고...... 마침 내 동생도 와 있다가 그렇게 된 거지......”



“에이그...... 참...... 그러게 조심 좀 하지...... 그런데 넌 어떻게 안 끌려가고 무사하냐?”



“칫...... 말이라도...... 서방이라는 게..... 나도 끌려갔으면 좋겠니? 제 년들이 날 집어넣으려면 제 서방들도 잡아 쳐 넣어야 되는데...... 그걸 말 하겠어?”



“허허...... 참...... 하긴 그런가 보네...... 그럼 처남이 여자들을 때린 거야?”



“뭐...... 사람들이 워낙 많았으니까 밀치다가 그랬나 보지. 그 애가 정말 때렸으면 여러 년 죽어 나갔지 다들 무사하겠어?......”



강주는 할 수 없이 이미 선임해 둔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사무장에게 빠른 시간 안에 합의를 얻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자, 너무 걱정하지 마. 이제 곧 나올 거야. 폭력이야 뭐...... 합의만 보면 나오니까......”



“핏...... 샌님인 줄만 알았더니 별 걸 다 알고 있네?”



“하하하...... 정아 기둥서방 하려면 그 정도는 알아야지...... 그건 그렇고 너도 이제 차라리 전업을 하는 게 어떻겠냐?”



“아닌 게 아니라 집 주인이 그 꼴을 보더니 가게 빼라고 하더라...... 그 돈 가지고는 어디 가서 가게 얻기도 힘 드는데......”



강주는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일어서며 정아에게 당부를 한다.



“난 매장이 비어서 이만 가 볼 테니까...... 처남 나오거든 나한테 좀 오라고 해. 알았지?”



“응, 그래...... 그리고 고마워......”



매장에 돌아오니 잠실영업소 소장이 안내 데스크에서 미쓰김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소장님이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매장 비워두고......”



잠실 소장은 웃으며 멋쩍어하기만 하고 옆에 있는 미쓰김이 안타까운 듯 작은 소리로 보고를 한다.



“아유...... 소장님...... 잠실 소장님이 강등 당해서 부소장님으로 오셨대요.”



“뭐야?...... 아니...... 나한테는 전화도 없었는데...... 미쓰김은 들었어?”



“아니요. 저도 지금 들었어요.”



“일단 사무실로 들어가시죠.”



매출이 높은 매장이라서 본사에서도 신속하게 보충 인원을 발령해주어 새 부소장이 출근했지만 소장 출신 고참 사원이 강등되어 발령을 받아 강주의 입장이 더욱 곤란해지게 되었다.
아마도 김과장을 끌어내기 위해 정보를 흘렸던 것 때문에 연대책임을 물어 떨려 난 것으로 보이니 강주로서는 기가 막혀도 어떻게 말 할 수도 없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김과장 일로 회사에서는 맛을 들였는지 회사에서 내보내기 위한 초석으로 수원영업소를 전진기지 삼아 보내는 모양이었다.
이런 경우 본인이 감수할 경우 단련을 거쳐 다시 소장으로 진출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영업부장과의 통화에서 여러 번 부탁하고 사정도 하였으나 회사에서는 이미 의도적으로 나이어린 소장이 있는 매장으로 보내기로 방침을 정한 듯 소용이 없었다.
직원들 역시 불과 며칠 전까지 한 매장을 책임지던 소장에게 부소장이란 호칭을 사용하기가 매우 쑥스럽고 미안한 노릇이었다.



“저...... 그럼 잠시 이야기 좀 하시죠.”



“아! 예.”



“미쓰김, 삼층에 가 있으마.”



다방 꼴이 저 모양이니 그리 갈 수도 없고 마침 점심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삼층의 식당가로 올라간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네?”



“아니, 회사에서는 옷 벗으란 심사 아니겠습니까?”



“네...... 할 수 없죠. 버티는 수밖에......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아...... 이거 참...... 그런 각오시라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부소장님보다 새까만 후배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제가 매장 내에서 존중해 드리기 어렵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사석에서 동료 소장님들을 만나면 물론 형님 대접을 해 드리겠지만 적어도 우리 매장 안에서는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 이 매장에서 근무하시는 동안은 서운하셔도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 점은 이해를 해 주십시오.”



“물론입니다. 소장님. 저도 그 정도야 각오하고 왔습니다.”



“기존 부소장에게도 그랬지만 거의 전권을 드릴 테니까 여기서 저와 함께 있는 동안 회복해서 다시 진출하셔야지요.”



“네, 고맙습니다.”



“출퇴근은 어떻게 하십니까?”



“전철로 하면 생각보다 빨리 오더군요.”



“그래요. 그럼 잘 해 봅시다. 저기...... 불편하실 테니 책상은 창고 안에 공간을 마련해서 따로 넣어 드리겠습니다.”



“아니요. 책상은 필요 없습니다. 소장님. 제 입장은 너무 배려해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알아서 잘 하겠습니다. 저도 외람되지만 이 회사생활 십오 년째 아닙니까?”



“그래요. 잘 부탁합니다.”



“어머...... 소장님, 차 한 잔 하고 가세요.”



“네, 그냥 갈 수 없지요. 일부러 왔습니다. 하하하......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세요. 언제 올라올 때, 커피 한 통 들고 오십시오. 우리 커피는 소장님이 다 마시는 것 같은데...... 허허허......”



“아, 회장님. 하루가 다르게 쩨쩨하게 변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러지 말고 저 책상 저거는 얼마나 합니까?”



“왜요? 저거 쓰시게요? 아! 소장님이 쓰시겠다면 싸게 드려야지요.”



“아니, 제가 쓸 게 아니고 우리 부소장이 새로 왔는데, 워낙 고참이라 책상이라도 하나 넣어줘야 할 것 같아서......”



“어머! 조금 전에 내려간 분이 새로 온 부소장이에요? 난 본사에서 감독 나온 사람인 줄 알았네. 나이가 들어 보이던데......”



“네, 좌천당해서 왔어요. 저보다도 고참인데......”



“어머나! 그런 수도 있나 봐요?”



“애고...... 직장생활이 다 그렇지 뭐...... 소장님, 그럼 사무실에 넣어드릴까요?”



“아니요. 그러면 부소장도 불편할 테니까, 창고 들어가 보면 입구에 책상 하나 정도 들어갈 공간이 나올 겁니다. 그리 넣어 주세요.”



“네, 그럼 쇠뿔도 단 김에 빼랬다고...... 지금, 갑니다.”



“소장님, 차 드세요...... 어머! 아유, 누가 보면 어쩌려고......”



“여긴 물건에 가려서 아무데도 안보이잖아요. 잠깐만 이리 와요.”



“아이...... 참......”



강주는 번영회장이 배달을 나가자 농 뒤에 숨어 수작을 건다. 강주의 손끝이 바쁘게 움직인다. 치마를 걷어 올려 팬티를 밀치고 손가락을 굴곡을 따라 밀어 넣는다.



“이따가 그이 올라오면 먼저 나갈 테니까 바로 따라 나오세요. 아유, 조금만 참아. 여기서 그러면 어떻게 해? 점점 변태 같이 굴어......”



“아니야, 지금 부소장도 낯설어서 오래 자리 비우면 안 되니까 여기서 잠깐만......”



“찔꺽...... 찔꺽...... 아흑, 아이...... 차암...... 흐윽.”



“와...... 씨바...... 벌써 이렇게 물이 나오네...... 흐흐흐......”



“아흑, 손가락으로...... 흐윽...... 그렇게........ 아학.”



“아휴...... 이거 좆을 못 집어넣으니 아쉬워 죽겠네......”



“아파...... 이제 그만해요...... 아흑...... 올 때 다 됐어요.”



잠시 후 인기척이 들리고 번영회장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강주의 손가락은 물기로 번질거리고 회장부인은 멀찍이서 호흡을 달래고 있다.



“소장님, 내려가서 한 번 보세요. 자리가 잘 잡혔는지......”



“뭐, 쓸 사람이 알아서 고치겠지요. 자, 그럼 돈은 미쓰김 시켜서 나중에 보내겠습니다.”



“네, 소장님. 고맙습니다.”



“하하하...... 뭘요. 항상 제가 고맙지요. 잘 먹었습니다.”



손가락을 빨아 먹으며 인사를 하는 강주의 말이 커피를 잘 먹었다는 얘긴지...... 알아들을 수 없는 회장 뒤로 부인만 아슬아슬하여 눈을 흘기며 발을 동동 구르고 영문을 모르는 번영회장의 대답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아 참 나...... 아까 그 말은 농담입니다. 소장님께는 항상 문호 개방이니까 언제든지 와서 드십시오.



“하하하...... 네, 그러지요...... 오늘 건 특별히 더 맛이 좋았습니다......”



계단을 돌아 내려오는데 창문 밖으로 정필이가 찻길을 건너오는 게 눈에 들어온다.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주차장으로 나선다.



“어이...... 처남, 이리 와.”



“아! 매형...... 허허허......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니...... 어떻게 벌써 나왔어? 거기 사무장한테서 돈 보내라는 전화도 안 왔는데......”



“하하하...... 형님도 참...... 그 사람들 전문가 아닙니까? 저도 물어봤더니 우리 누나하고 자기네 남편들하고 싹 잡아 쳐 넣는다고 공갈을 친 모양이에요. 그러니 합의서 안 써주고 배길 수 있나요? 하하하......”



“참 나...... 기가 막혀서...... 정말 먹고 사는 재주들도 다양하구먼...... 그건 그렇고...... 좀 성질 좀 죽이지. 결국 그래서 가게도 빼라고 한다는데, 어떻게 할 거야? 동생이라는 사람이 누나한테 힘은 돼 주질 못하고......”



정필이는 멋쩍어 뒤통수만 긁으며 입맛을 다신다.



“아직 밥 안 먹었지? 여기 좀 앉아 있어. 아줌마, 여기 뭐 요기 될 만 한 거 있으면 좀 차려줘요. 내 건 필요 없고......”



사무실로 돌아와 책상 서랍을 뒤져 서류를 몇 장 챙기곤 다시 밖으로 나간다.



“자. 먹으면서 들어 봐.”



강주는 보험 설계를 하는 희자에게서 건물을 먹기 위한 계획을 들려주고는 계속 말을 잇는다. 정필이는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 먹는 것도 잊어버린 채 강주의 말에 몰두한다.



“그런데...... 만에 하나라도 그 오빠라는 사람이 다시 뒷돈을 대 줄 수가 있단 말이야. 그러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이 주소를 찾아가서 우편함에 넣든지...... 그 부인이 어떻게든 이 등본을 보게 해서 돈을 갚은 것을 알게 하란 말이야. 그러면 마누라가 돈 내놓으란 그 등쌀에 동생한테 돈을 달라고는 못해도 더 이상 밀어주지는 못할 거 아냐?”



“네, 네......”



“그래야...... 그 점포가 확실히 내 앞으로 떨어지니까...... 거기가 길목이 좋아서 정아가 식당이나 다방을 해도 장사가 제법 잘 될 거야.”



“아! 네...... 알았습니다. 매형,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아는 동생들 시켜서 도청도 할 수 있으니까 그 점은 걱정 마십시오.”



“참 나...... 처남..... 무슨 영화 찍어? 아무튼 그...... 사람들은 다치게 하면 절대로 안 돼. 알았지? 내가 정아한테 세를 받을 것도 아니니까 그러면 너희 누나도 금방 일어설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누나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잘 처리해.”



“네, 고맙습니다.”



“그 대신...... 나도 부탁 하나 더 하자.”



“네, 말씀하십시오.”



강주는 등본을 하나 더 건네주며 말을 계속 한다.



“여기는 용인에 있는 내 산인데...... 시간 되면 여기 가서 어디 적당한 곳에 컨테이너 하나만 구해다가 둬. 가끔 주말농장 삼아서 농사나 지어 볼 거거든...... 컨테이너...... 어디 알아보면 중고로 아마 이, 삼백이면 구할 수 있을 테니까......”



“네. 알았습니다. 매형...... 그러면...... 허허허...... 저도 가끔 동생들 데리고 놀러가도 괜찮을까요?”



“아, 그야 물론이지...... 처남매부 사이에...... 거기 보기보다 산이 깊어서 좋아. 너희들도 텃밭을 가꾸든지 해 봐...... 뭐...... 고기 싸들고 가서 놀기도 좋고......”



“네, 하하하......그렇게 하지요......”



“자, 그럼 누나한테 가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 난 들어가 볼 테니까......”



“네, 형님 고맙습니다.”



“매형이냐? 형님이냐? 좀 확실히 해라.”



“하하하......”



회사의 입장이야 어찌 됐든 경륜이 있는 부소장이 오게 되니 강주는 더욱 안심하고 매장을 맡길 수 있어 좋았다.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고참소장들로부터 당부의 전화를 수도 없이 받게 되었고 그네들도 같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입장이다 보니 총무부 김과장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자,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네, 부소장님, 그럼 조만간 술이나 한 잔 하시죠. 잘 들어가십시오.”



“안녕히 가세요......”



여직원들이 많으니 헤어지는 인사도 시끌벅적하다. 강주는 숙소가 바로 코앞이니 모두 가는 뒤를 보고 나중에야 발길을 돌린다. 앙코르 매장으로 가 볼까 싶어 차에 오르려는데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저...... 소장님......”



“어! 사모님...... 아직 안 가셨습니까?”



부소장 부인이었다. 저녁 늦은 시간임에도 날은 어둑하기만 할뿐이어서 멀리서도 그녀의 창백한 피부는 빛을 발하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네...... 그냥 집에 가야 할 일도 없고...... 영화 보고...... 돌아다니다가 왔어요.”



늦은 시간에 다시 찾아 온 이유를 강주가 모를 리 없지만 섣불리 잘 왔다고 반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서 있자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괜히 의식되어 숙소로 안내한다.



“저기...... 우선 들어갑시다.”



“네......”



마치 만나기로 약속이나 한 듯 자연스럽게 강주를 따라 한 걸음 뒤에서 따라 온다.



“앉으세요.”



“네...... 고맙습니다.”



강주가 음료수를 내 놓지만 두 사람 모두 마시지는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서로 말문을 열어주기만 기다리는 듯하다.



“......”



“......”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오히려 오랜 침묵이 오랜 설득이나 웅변보다 두 사람의 교감을 빠르게 이끌어낸 듯 그녀가 먼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곧이어 침대 곁으로 가서 옷을 벗는지 등 뒤에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강주는 일어서서 그녀의 뒤로 다가가 살며시 안아준다.



“괜찮겠어요?......”



“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나쁜 여자라고 욕하진 말아 주세요.”



강주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는 듯이 그녀의 몸을 돌려 입술을 덮어버린다.



“흐읍...... 으으음...... 쭈우웁......”



“하악......”



연이어 가슴을 쥐어간다. 마구 일그러지는 가슴에서 짜릿한 고통이 그녀의 숨을 멈추게 한다.
가까이서 보는 그녀는 얼굴에도 팔에도 가는 솜털이 무척 귀여운 여자다.



“아항...... 허억...... 아파요......”



“흐읍..... 우우우웅......”



가슴에 얼굴을 파묻어 마구 침을 바르고 빨아대다가 문득 멈추고 바삐 옷을 벗는다. 달아오른 그녀도 서둘러 나머지 옷을 떼어내고 두 사람은 원색의 상태로 돌아가 버렸다.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어서 서로를 끌어안고 침대로 넘어진다.
그녀의 체모는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 음순을 가릴 정도여서 강주를 놀라게 한다. 그녀의 짙은 눈썹과 온몸을 덮은 솜털로도 짐작이 안 되는 정도였다.



“흐읍...... 후루룹......”



입안으로 들어오는 털을 뱉어내며 계속 음순을 흩어 속살을 맛보고야 만다. 새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고, 이미 적극적으로 안겨 오는 그녀의 손길에 고개를 들어 얼굴을 바라보니 안타까운 듯 흥분에 겨워 바라본다.
몸을 일으켜 좆을 들이대니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좆을 인도해 구멍으로 맞춰준다.



“후욱, 쑤우욱......”



“아아흑......”



좆을 끼운 채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니 부끄러워 고개를 돌린다.



“이름이 뭐지?”



“아학, 조여진이에요.”



“여진아...... 앞으론 내가 잘 살펴줄게......”



“흐윽, 고마워요...... 오빠......”



“허허...... 오빠?...... 그래...... 좋다. 오빠 하자.”



“하악, 아아...... 빨리......”



“응, 훅...... 쑤우욱...... 후욱, 후욱......”



“아학, 하아악......아아흥......”



열정에 들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부소장의 부인과 이렇게 될 거라곤 기대도 하지 않았던 강주는 마치 손에 넣지 못할 귀한 보물을 얻은 듯 품에 넣고서도 아까운 듯 여러 차례 눈을 맞추어 애정을 표시한다.



“허억, 싸겠어...... 후욱......”



“네에...... 하악...... 아학......”



“우욱...... 울컥...... 꿀럭......”



“하악, 하악, 하악......”



아직도 쌔근대며 거친 숨을 고르는 그녀를 애무해주곤 번쩍 안아들어 샤워실로 간다. 맨바닥에 내려둬도 열정이 몰아친 뒤라서인지 차갑다는 앙탈도 없이 강주가 하는 대로 보고만 있다.



“학...... 하악...... 오빠...... 어쩌시게요?......”



“가만히 있어 봐...... 내가 너 면도해 줄게......”



“어디를...... 어머! 싫어요...... 그이가 보면 어쩌라고......”



“그냥 미용으로 했다고 해. 그리고 부소장 나오려면 한참 걸려서 괜찮잖아.”



“아이 차암......”



강주는 자기가 쓰는 면도거품을 듬뿍 짜내 여진의 사타구니를 벌리고 발라준다. 아직도 여흥이 가시지 않아 콧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아흥...... 아아학...... 하아아아......”



사각거리는 소리에 뽀얀 살들이 일어난다. 음순을 이리저리 재껴가며 골고루 밀어주니 그 모습이 우스운지 움찔거리며 웃어댄다.



“쿡쿡...... 아이 뭘 그리 들여다봐요..... 창피하게......”



“어어...... 움직이지 마. 잘못하면 피 나......”



한참을 코를 박고 면도를 하던 강주가 물을 틀어 씻어주니 뽀얀 사타구니 사이로 선홍빛 입술만 보여 다시금 강주를 자극한다.



“자...... 이젠 일어서 봐...... 뒤로......”



“오빠...... 또요?...... 아이 차암......”



털이 모두 밀려 뽀얀 사타구니를 손바닥으로 쓸어주곤 다시 좆을 맞추어 간다.



“후우욱......”



“아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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