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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4일 수요일

그녀, 그리고 그녀의 친구 - 8편

차라리 섹스를 나누지 말고 그냥 조금씩 멀어지는게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다른 남자에게도 벌려주었다는 것이 K를 더 흥분하게 만들기도 했었기 때문인다. 질투심 때문이었을까?. K역시 임자있는 그녀를 따먹었지만, 다른 남자에게 또 벌려졌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묘한 흥분을 느끼게 했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 쓰리게 느꼈졌다.

전화가 몇번 왔었고, 그녀는 거의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다시 만나자고 말을 했지만 K는 그냥 건성으로 대답만 했었다. 그 남자를 만났던 날, 숙은 그 남자와 함께 차를 타고 여관으로 갔었다고 했다. 약간의 술, 호기심 그리고 그냥 분위기에 취해서 따라갔었다고 했다. 그 후 몇번 그 남자를 만났고 만날때 마다 섹스를 했지만 그건 몸으로만 한것이란다.

마음은 K에게만 가 있다고... K는 그런 그녀의 말 역시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쪄면 K가 먼저 길을 만든 보지에 그 남자가 들어갔다고 생각도 할 수 있었지만, 그녀를 조금은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더더구나 이해하지 못한것이다.

비가 온다. 내리를 비를 보며 회사 건물의 난간에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비는 왠지 사람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든다. 생각이 많아져서 일까?. 한모금 들이킨 담배 연기가 K의 가슴 깊이 들어오는것이 느껴진다. 이젠 그녀에게서 전화도 오지 않는다. K역시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물론 전화를 걸고 싶은 마음에 전화기를 들었다 놓은적이 몇번 있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길것 같아 전화를 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그녀는 그 남자를 만나고 있다고 한다. 어차피 다른 남자 품에 안길 여자라면 K에겐 더이상의 의미가 남아있지 않다. 그녀는 적당히 야하기도 했으며, 다른 남자 을 알고 나서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매달리며 박아주기를 원했었다.

남편과의 섹스는 무덤덤해져서, 남편이 위에 올라가서 박고 있을때 K가 박아주던것을 생각해야 흥분이 느껴진다고 했었다. 그녀가 흥분하는 모습을 남편이 보고서 요즘 많이 야해졌다고 했단다. 어쪄면 그 남편도 달라진 그녀를 느낄수 있었을것이다. 하기야 10년 넘게 박아온 와이프의 보지 느낌, 몸 동작과 신음소리가 달라진것을 못느낀다면 그 남자는 여자에게 무신경한 사람이거나 의무 방어전으로만 섹스를 치르는 사람이리라.

여자가 남자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음을 육감적으로 알아챈다면, 남자 역시 여자가 딴 남자와 섹스를 했는지를 육감적으로 알 수 있을것이다. 일반적으로 섹스는 남자가 리드를 해 간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가 움직이라는 데로 움직이고, 다리를 벌리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바깥에서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보통은 그 남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섹스를 나눌것이고, 무의식적으로 집에서도 평상시 남편과 했던 섹스와는 약간 다른 자세나 행동, 말 소리 또는 신음소리가 나올 수 도 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어쪄면 숙의 남편도 자기 와이프가 딴 남자에게 거기를 벌려줬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을것이다. 그녀가 말하기를 남편이 야근을 자주해서 밤에 혼자 자는 때가 많았지만, 그녀와 섹스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으니까.

K의 핸드폰이 울린다. 정이 사무실 번호가 화면에 뜬다.

"왠 일이야? 갑자기 전화를 다 하고?. 비가오니까 애인 하나 만들 생각이 났나보지?. 하하하"
"이그~.. 하여튼... 지두 남자라고... 그냥 해 봤어"
"요즘 숙이는 그 남자 잘 만난다며?. 그 덕택에 나야 닭쫓던 개 신세다. 참내~"
"왜?. 전화라도 해 보지?. 몇일전에 숙이하고 만나서 술 한잔 했는데 걔도 너 생각 하는 모양이던데?"
"참내~.. 지금 만나는 남자한테나 잘 해주라고해. 난 선택을 기다리는 떡 두개 중에 하나는 되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 그 마음 이 누나가 다 안다"
"이게~... 누나 같은 소리 하지. 가뜩이나 비오는데 남의 속 긁어놓으려고 전화했냐?"
"호호호.. 열받았나 보네. 그래, 기분이다.

.. 비도 오는데 이 누나가 술 한잔 쏘지뭐. 언제 끝나냐?"
"으이긍... 그래 알았어. 얻어먹는다면 이 정도 쯤이야 참아야지. 일찍 나갈께"
"어... 강남.. 전에 만났던데... 거기서 봐~.. 안녕~~~"

숙이와 정이는 채팅에서 만난 사이지만, 둘이 꽤나 친하다.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그 둘은 채팅에서 만난지 3년 정도 되었단다. 정이 말로는, 숙은 지금까지 채팅해서 남자 만난적이 없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K는 결혼하고 나서 남편 이외의 첫 남자가 되는 셈이다. 그런데 그 첫 남자의 정액이 채 마르기도 전에 딴 남자 정액을 받아먹고 있다니...

"와~~.. 비오는데서 보니까 더 이쁘네?. 역시 여자는 조명빨에 화장빨에 분위기빨이다"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자꾸 기어오르네. 오랜만에 만났는데 뭔 인사가 그러냐?"
"뭔 인사는?. 결론은 이뿌다는거지. 하하하"
"치~.. 그래도 이뿌다는 얘기 들으니 기분은 나쁘지 않네. 호호호"
"하여튼.. 여자란 나이드나 않드나 이뿌다고만 하면 좋아해요"
"당연하지. 할머니 한테 이뿌다고 해봐라. 않좋아하나"
"그래.. 너도 여자 맞다. 오늘은 내가 얻어 먹는거니까 비위 맞춰 줘야지"
"낮 간지러운 소리 하지마"

그녀와 마주하고 앉은 술자리. 비가와서 인지, 왠지 이전의 술 자리와는 분위기가 묘하다. 그런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K와 정이는 연신 술잔만 비우고 있었다. 갑자기 정이기 K에게 물었다.

"너.... 숙이하고.. 섹스.. 했니?"

K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참내~.. 얘는... 머리 다 큰 사람들끼리 왜그래?. 했으면 한거지...."
"........"
"그래... 말 하기 싫으면 않해도 되"
".... 몇번... "
".... 숙이도... 너 꽤나 좋아한 모양이던데... 나도 걔를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에이~.. 모르겠다. 한잔 더 해~"

그녀가 빈 술잔에 다시 술을 따른다. K역시 그 술잔을 받아 이내 입에 털어넣고 그녀에게 한잔을 건넸다.

"나도.. 모르겠어. 왜 그러는지.... 지금 남자하고도 잤다고 하더라..."
"..... 어.... 나도.. 들었어... 걔 나한테 거의 다 말해... 너하고 있었던 일도.. 대충은 알아.. 쨔샤... 한잔 더 할레?"

그녀가 건네주는 술잔을 받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멀뚱히 쳐다보기는... 민망하잖아~.. 얘는... "
"하하하.. 너가 민망해 할때도 있냐?"
"그럼.. 난 여자 아니냐? 참내.. "
"그런데... 너도.. 애인 사귀었었니?"
"...................... 어.... 작년에... "
"물어도 되니?. 얘기하기 싫으면 않해도 되"
"괜찮아.. 어차피 지난 일인걸 뭐...."

그녀가 남자를 만난건 작년이라고 했다. 채팅에서 만난 남자.... 그녀는 그 남자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단다. 그 남자 역시 그녀에게는 결혼후의 첫 외간 남자였으니까. 그 사람이 좋아하는건, 아니 그 사람이 원하는건 다 해줬었다고 했다. 거의 일년이 지나고 나서야 정이는 그 남자에게는 자신이 여러개의 떡 중에 하나인것을 알았단다.

"그래서.. 애인은 더 만들기도 싫다"
"그래도 지조있는 앤 하나 정도 있으면 괜찮지 않겠냐?. 하하하"
"후후.. 지조?. 글쎄다... 난 가능한데.. 너가 가능할지 모르지?. 나 만나면서 딴 여자 또 만나려고 할지 어떻게 아냐?. 남자란 다 늑대라니깐"
"하하하.. 늑대의 탈을 쓴 양도 가끔은 있어.... 뭐..... 나도 가끔은 늑대 그 자체 이기도 하지만..."
"호호호.. 말은 잘해요.. 자~~~ 한잔씩 더 하고 일어나자~"

아직 바깥은 비가온다. 노란 가로등 불빛에 빛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정이를 보내고 돌아서는 K의 우산 위에도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런날은 우산없이 비를 맞고 싶다. 왠지 답답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시원한 느낌이다. 오늘은 정말 편한 친구와 술 한잔 나눈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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