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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3일 토요일

나를 걸레라 부르지 말아요-4편-

내 첫남자였던 그와의 데이트는 차와 모텔, 카페를 오고가며 지속되다가 한달정도 지나서는 장소가 그의 집으로 바뀌었다. 좁은 도시 안에서 모텔에 자주 드나드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자연스레 그의 집에서 몰래 데이트를 하게 되었고 반쯤 동거생활에 들어갔다. 그의 집 여기저기에 내 물건이 놓여져 있어 거의 같이 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기를 6개월여... 난 늘 같은 일상의 반복이 지겨워졌다. 그와의 사랑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처럼 날 사랑해 준 사람도 드물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내 첫남자가 그였단 사실이 다행스럽게 여겨질 때도 있다.

박대리와 만난 지 6개월이 막 지났을 때였다. 박대리와 난 회사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카풀을 했었는데 우리와 방향이 같았던 옆 사무실의 직원 한 명이 같이 다녔다. 가끔 차비 명목으로 셋이 같이 밥도 먹고 해서 서로 많이 친해졌다.

그는 서른 한 살이던 박대리보다 다섯 살이 적은 스물 여섯이었다. 나와는 여섯 살 차이... 사실 박대리와는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가끔 답답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박대리와는 달리 세대차이란 걸 느낄 수가 없었다. 같이 노래방에 가면 나와 같이 보조를 맞춰 최신곡을 불렀고 무도회장에 가서도 스스럼 없이 춤을 추었다.

그래도 나에게는 박대리가 있었기에 난 그를 친한 동료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박대리가 시골 집에 일이 있어 내려간 주말이었다. 나와 그는 차 태워줄 사람이 없어 같이 버스를 타러 갔고 거기서 의기투합해서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시내에 나가 영화를 보고 나니 벌써 오후 5시 반.... 저녁시간도 되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시내의 꽤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또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렇게 토요일 오후내내 같이 있었는데도 그와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다.

우린 헤어지기가 서운해서 또다시 자리를 옮겨 호프집으로 갔다. 구석진 자리에 둘이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술이 한두잔 들어가고 어느새 우린 나란히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그가 한쪽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난 그의 어깨에 기대 앉았다. 저 멀리서 그의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맥주가 서너잔 들어가자 술기운이 밀려온다. 난 술을 그다지 잘 마시는 편은 아니다. 또 술을 마시면 졸음이 밀려와서 밖에서는 많이 마시질 않는다. 그러나 그날은 어쩐 일인지 내 한계를 시험해보고픈 생각마저 들었다.

난 그가 권하는 대로 술을 다 받아 마셨다. 어림잡아 예닐곱잔은 될 듯 싶다. 평소의 나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인데.... 주량 이상의 술을 마시고 나니 어지러웠다. 화장실은 또 왜 그리 자주 마려운지....^^ 내가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자 그가 날 걱정한다.

"괜찮아요??"
"네....괜찮아요...."
"술 많이 취한거 아니에요??"
"헤.평소보다 쬐끔 더 마셨네요..괜찮아요. 기분 좋은데요...."
"정화씨...우리 술 깰겸 노래방 갈까요??"
"노래방??? 그래여...노래방 좋죠...."

난 그가 이끄는대로 호프집 지하에 있는 노래방으로 갔다. 그가 노래방에 들어서자마자 내 취향에 맞는 노래를 몇곡 선곡한다. 난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서서히 잠들었다. 하...나의 술버릇 중 하나가 노래방에서 잠들기다. 그 시끄러운 곳에서 난 꼭 잠을 잔다. 물론 회식땐 어림 없는 일이지만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고 나서 오면 술도 깰겸 해서 잠깐 잠을 잔다.

그날도 난 진우씨를 친구라고 생각해서인지 노래방에서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아...두번째 남자 이름 첫등장이군요^^) 그가 한두곡 부르다 날 깨운다. 그치만 술기운에 취해 잠이 들었더니 깨기가 싫다. 그냥 이렇게 나른한 기분에 빠져있고 싶었다.

난 그가 깨우는 것을 모른척 하고 계속해서 잠을 잤다. 선잠이 들어 조금 있으려니 노래 분위기가 달라진다. 발라드와 블루...분위기 있는 곡들이다. 그도 노래를 부르지 않고 내 옆에 앉아 있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가 그가 내 얼굴을 더듬는 느낌에 화들짝 잠이 깼다.

눈을 뜨고 보니 그가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날 바라보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강렬한 눈빛으로 날 쏘아보더니...서서히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가까이 갖다 대었다. 눈이 마주친 상태에서 처음으로 입을 맞췄다. 입을 맞춘 뒤의 진도는...걷잡을 수 없었다.

난 나도 모르게 그의 키스에 호응해 버렸다. 서로 잡아먹을 듯이...설왕설래...혀로 나잡아 봐라 놀이는 계속되었다. 어느 틈에 그의 손이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안으로 들어왔고 그가 나의 맨 살을 주무르고 있었다. 난 그를 남자로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왜...

한참을 서로 애무하다가...그가 나에게 묻는다....

"나갈래??"
"..............................."
"어디 조용한 데 가서 계속하자...."
"............................"

후우....어쩌지?? 난 그를 한번도 남자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여기까지 와서 딱히 거절하기도 그렇다. 난 왜 이렇게 거절을 못하는 걸까.... 그리고 혹시 오빠가 알면...알면 어쩌지?? 갈까...말까....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왔다갔다 한다.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그가 다시 나를 만진다. 그의 손길이 싫지만은 않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난 아무에게나 열려버리는 여잔가... 나 자신에 대한 회의도 생긴다. 그래도 순간 내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그에게는 내가 여자로 보이고 나 또한 그가 남자로 보인다. 그리고 그의 손길이 좋다..... 그래...결정했어!@ 가는거야....

결심이 서자 난 그를 내게서 떼어냈다. 그가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난 옷매무새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가요...."
"...........................?"
"아까 가자고 했던 곳...가요....."
"정말?? 후회 안하지??"
"네....가요..."

그가 재빨리 자신의 옷차림을 점검한다. 둘 다 아까 들어올 때와 비슷하게 멀쑥해졌다. 우린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노래방을 나왔다. 유흥가가 밀집된 지역을 걷다가 새로 개업한 듯한 모텔을 찾았다. 주변을 스윽~ 둘러보고는 그 곳으로 들어갔다. 그가 계산을 하는 사이 난 카운터를 외면한 채 엘리베이터만 바라봤다.

아직은 이런 곳이 민망하기만 하다. 그가 열쇠를 받아 가지고 내 쪽으로 다가온다.

"3층이야"

난 말없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우린 누가 또 탈새라 얼른 닫힘 버튼을 눌렀다. 드디어 3층....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빠한테 약간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렇지만 그를 죽도록 사랑한 건 아니니....하는 맘으로 애써 죄 책감을 지운다. 방에 들어가자 그가 스스럼없이 옷을 벗어 던진다. 난 그런 그를 바라보며 침대에 앉았다.

그는 자신의 옷을 대강 정리한 채 욕실로 들어갔고 나 역시 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그가 씻고 나왔다. 모텔 특유의 바디클렌저 향이 난다. 난 그에게서 풍기는 향을 맡으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곤 따뜻한 물로 천천히 씻었다. 따뜻한 물이 내 몸을 씻어 내리듯 내 맘속의 죄책감도 씻어 주길 바라면서....

내가 씻고 나오자 그가 알몸인 채로 일어서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서로 껴안고 키스를 했다. 서로를 만지며 키스하는 사이 어느 새 우린 침대 위로 올라와 있었다. 자연스레 난 눕고 그는 내 위로 올라왔다. 거친 숨소리...부드러운 입술과 혀...따뜻한 피부...등...그를 음미한다. 형진 오빠와는 조금 다르다.

뭐랄까...좀 서툴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런 서투름이 오히려 더 자극적이다. 오랫동안 애무해주던 형진오빠완 달리 그는 서둘러 삽입을 시도한다. 아마도 연륜의 차이(?)이리라....ㅎㅎㅎ

그래도 어느 새 내 꽃잎은 젖어서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잠깐동안 입으로 해주다가 바로 삽입을 시도한다. 아직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은 탓인지 약간 뻑뻑하게 들어간다. 둘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넣고 빼고...조이고 풀고...를 계속했다.

첨에 들어갈 땐 뻑뻑했는데 왔다갔다 하는 사이 어느 새 물이 흥건해져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동작이 갑자기 빨라진다. 아마도 사정이 다가온 듯하다. 그가 사정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자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온 몸의 근육이 잠시 움찔하며 수축된다. 물론 나의 꽃잎도..... 갑자기 내 온몸이 수축되자 그가 잠시 움찔한다. 그러나 가속도가 붙은 그의 움직임은 멈출 줄을 모른다.

"나...쌀거 같아....하아...."
"그래...조금만 더...좀 있다 같이해...흑...."
"하아...하아....안에다 해도 돼?"
"아니...안돼....좀만 더...더 빨리 해줘....아흑...."

그는 말없이 내 요구에 따라 몸을 더 빨리 움직인다. 찰박~찰박~ 찌꺽찌꺽하는 소리가 내 귀에 울리면서 나를 한없이 높은 곳으로 밀어올린다. 그가 절정을 맞을 무렵 나 역시 머릿속이 멍~해지는 듯한 느낌으로 절정을 맞았다.

마지막 순간...그는 재빨리 내 안에서 자신의 물건을 꺼내 내 배에 허연 액체를 토해 놓는다. 꿀럭~꿀럭~꿀럭~ 서너번 꿈틀거리던 그의 것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난 그 장면을 보면서 뭔가 모를 아쉬움을 느끼면서 숨을 몰아 쉬었다.

"하아....하아...."
"좋았어??"
"응...좋았어...."
"너...마지막에...꽉 조여주더라...엄청 좋았어..."
"그래? 다행이네...좋았다니..."

서너마디 이야길 나누다 서로 큰대자로 누워 잠시 쉰다. 내 배 위에 쏟아졌던 그의 자식들(^^)이 이제 식어서 내 몸에 선뜻한 느낌을 준다.

"화장지 좀 줘봐..."
"아...맞다...잠깐만..."

그가 그제서야 화장지를 빼서 나를 닦아준다. 형진오빠 같았으면 먼저 정성스레 닦아주고 누워서 키스도 해주고 했을텐데.... 자꾸만 오빠와 비교된다. 이런 생각이 들자 오빠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어쩌겠는가.... 행위가 끝나고 난 뒤의 어색함이 가시질 않는다.

역시나 술먹고 내가 실수한 걸까? 앞으로 이 사람을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이 안생긴다. 어떻게 처리하지.... 내가 이런 고민을 할즈음 그가 먼저 말을 건다.

"어떻게 생각해??우리 이렇게 가끔 만날래??"
"글쎄..."
"뭐...다른 감정없이...그냥...이렇게...어때?"
"난..별로 생각없는데..."
"왜? 따로 사귀는 사람 없잖아..."
"그냥...정해 놓구 만나기 싫어요..."
"그럼 안정해 놓구 가끔 생각날 때 만나면 되지...."
"생각해 볼께요...당분간은 생각 없어요."

난 일단 완곡하게 거절한 뒤 일어나서 샤워를 하러 갔다. 내가 샤워하고 나와서 옷을 입고 매무새를 정리하는 사이 그도 샤워를 하고 나와 옷을 입었다. 우린 말 없이 여관방을 나왔고 일상적인 인사를 주고 받으며 헤어졌다. 타박타박 걸어서 집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일이 왜 그리 씁쓸하게 느껴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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